인기 있는 브랜드에는 제품을 열광적으로 좋아하는 마니아가 존재합니다. 애플빠, 갤럭시 빠처럼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자발적으로 SNS나 주변 친구들에게 홍보하고 자랑하기도 합니다. 때로는 지나친 활동으로 부담스러울 때도 있지만 이들이 없는 브랜드가 인기 있는 경우는 없습니다.
내셔널 브랜드와 세그먼트 브랜드
내셔널 브랜드는 한 국가 차원에서 인지도가 있고 수요가 있는 브랜드를 의미합니다. 이에 반해 세그먼트 브랜드는 한 제품군을 세분화했을 때 특정 시장에서는 인지도와 구매율이 높지만 다른 시장에서는 그렇지 못한 브랜드를 의미합니다.
과거에는 마니아가 있는 브랜드는 세그먼트 브랜드라는 인식이 있기도 했지만 인기 브랜드를 분석해보면 그렇지도 않습니다. 저물어 가던 할리데이비슨을 살린 것은 수천 명의 할리데이비슨 동호회인 '호그'였습니다. 지금의 애플을 만든 것은 PC 시장의 소수였던 맥 이용자들이었습니다. 지금도 국내 애플의 맥북, 아이폰 시장점유율은 그리 높지 않습니다. 나이키가 글로벌 1위 스포츠 브랜드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에어조단 등 스니커즈 마니아들과 러닝 마니아, 스포츠 패션 마니아들의 활동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룰루레몬의 성공에도 요가, 필라테스 등 운동과 여가를 지향하는 마니아가 있었기에 다른 브랜드 요가복(레깅스) 보다 비싸더라도 더 많이 팔릴 수 있었습니다.
인지도가 높고 시장 지배력 강한 내셔널 브랜드들의 마케팅을 분석해 보면 매우 작은 시장을 시작으로 전체 시장을 통합해 나간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소비자가 느끼기에 전체 시장에서 인기가 있으므로 처음부터 전체 시장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했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마니아를 형성하는 브랜드의 이점
시장 전체 소비자에게 인지도가 있다면 매출 형성에 유리한 것은 맞습니다. 그러나 꼭 점유율과 판매단가가 높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레깅스 시장만 보더라도 그동안 인지도와 시장 점유율이 높았던 안다르가 아닌 젝시믹스가 먼저 코스닥에 상장을 했습니다. 판매 가격에서도 안다르는 룰루레몬 제품 가격의 절반도 안 되는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습니다.
왜 처음부터 전체 시장에 대해 마케팅하는 브랜드가 아닌 세분 시장에서 마니아를 만든 브랜드가 전체 시장 기준 최종 승자가 되는지 생각해 보면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 첫 번째, 시장에는 너무 많은 브랜드가 있다는 점입니다.
노트북만 하더라도 LG 그램 등, 성성 갤럭시 북 등, 애플 맥북, 레노버 씽크패드 등, 아수스와 에이셔, HP, 한성컴퓨터에 이르기까지 많은 기업에서 더 많은 브랜드 제품을 출시하고 있습니다.
- 두 번째, 소비자는 이렇게 많은 브랜드에 대해 자세히 알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브랜드도 많고 제품은 더 많아 일일이 알기 어렵습니다. 또한 제품에 적용되는 기술은 어려워 비전문가인 소비자가 기술에 대해 정확히 파악하기는 어렵습니다.
- 세 번째, 각 브랜드 제품들은 서로 좋다고 광고합니다.
노트북 화면이 어느 제품이 더 좋은 건지 알기 어렵습니다. 어떤 제품은 화면이 더 좋고 어떤 제품은 키보드가 더 좋다고 할 때는 전체적으로 어떤 제품이 더 좋은 것인지 판단하기 더 어려워집니다. 결국 많은 기업들의 광고는 소비자를 혼란스럽게 합니다.
이때 제품 마니아가 올리는 정보는 소비자의 결정을 좌우하게 됩니다. 마니아들은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고 제품 사용 사진/동영상과 함께 장점을 보여줍니다. 마니아들의 정보는 구매 선택의 기로에 있는 소비자 마음의 안정감과 확신을 심어주기 충분합니다. 이렇게 구매를 한 소비자는 구매 전 제품을 고를 때와는 다른 사람이 됩니다. 이때도 마니아와의 제품 사용 정보 교류는 이 소비자가 마니아로 가는데 큰 역할을 합니다.
브랜드 마니아는 구매를 주저하는 소비자의 구매를 촉진할 뿐 아니라 또 다른 마니아를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또한 마니아가 된 소비자는 좀처럼 다른 제품으로 이동하지 않습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수익성 높은 고객이 늘어나는 것입니다. 수익성은 또 다른 마케팅의 원료가 되고 또 다른 마니아를 만들게 됩니다. 이렇게 마니아 브랜드는 시장을 넓혀가게 됩니다. 결국 전체 시장에 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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