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거리를 걷다 보면 과거 인기 있었던 로드샵 화장품 브랜드 매장을 전보다는 보기 어렵습니다. 몇 달 전 매장이 있었는데 사라진 경우나 점포정리 안내를 붙인 곳도 보입니다. 이런 변화의 원인과 화장품 시장의 변화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로드샵 화장품 브랜드의 몰락
스킨푸드, 미샤, 네이처 리퍼블릭, 이니스프리, 페이스샵 등은 대표적 로드샵 브랜드들로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거리에는 화장품 매장이 들어섰고 할인 이벤트라도 할 때라면 줄을 서서 화장품을 구매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화장품 순위 사이트의 상위 순위에는 스킨푸드, 미샤, 네이처 리퍼블릭, 이니스프리, 페이스샵 화장품들이 여러 개 있었고 매해 많이 팔린 인기 화장품 모델이 이 브랜드 제품이 꼭 있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로드샵 화장품이라고도 불리던 이 브랜드 매장들이 하나둘씩 문을 닫고 있습니다. 아모레퍼시픽 계열의 이니스프리의 경우 2016년 7679억 원의 국내 매출을 올리던 것에서 2020년은 3486억 원으로 절반 이하로 매출이 줄어들었습니다. 스킨푸드의 경우 파산하기도 했습니다.
스킨푸드, 미샤, 네이처 리퍼블릭, 이니스프리, 페이스샵 등 과거 인기를 끌던 로드샵 브랜드들이 어려워진 것은 국내 화장품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이 변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멀티 브랜드샵, 온라인으로 화장품 소비자들의 이동
스킨푸드, 미샤, 네이처 리퍼블릭, 이니스프리, 페이스샵 등 로드샵 브랜드의 공통점은 단일 브랜드 판매샵이고 오프라인 매장 중심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화장품 소비자들의 구매가 온라인과 올리브영 같은 멀티 브랜드샵으로 이동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또 다른 영향 요인으로 로드숍 구매의 큰손이었던 중국 관관객이 줄어든 것도 한 몫했습니다. 그래도 로드숍 브랜드들이 한한령으로 중국 관객이 오지는 못하지만 여전히 호감을 가지고 있던 중국 소비자에 대해 온라인을 통한 판매를 할 수 있었다면 이 정도까지 어렵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K 뷰티 이후 중국 내에서 성장한 C 뷰티 브랜드들과 비슷한 포지션에 속한 브랜드여서 온라인을 통한 중국 소비자 잡기에도 한계가 발생하였습니다.
결국 국내 시장 변화와 중국 시장 변화로 인해 스킨푸드, 미샤, 네이처 리퍼블릭, 이니스프리, 페이스샵 등의 로드샵 브랜드들은 국내에서도 중국에서도 소비자를 잃게 되어 버린 것입니다.
드럭스토어, 인플루언서 화장품 브랜드의 흥행
최근 몇 년간 국내 화장품 시장의 큰 변화는 드럭스토어의 성장과 인스타그램을 중심으로 인플루언서 화장품 판매 시장이 커진 것입니다. 이런 변화는 중국에서도 SNS, 라이브 커머스 왕홍 판매와 멀티 브랜드샵의 인기가 있어 국내의 특이한 현상은 아닙니다. 그러므로 국내 시장과 중국 시장을 핵심 시장으로 하는 로드샵 브랜드들이 이를 몰랐을 리는 없습니다.
문제는 오프라인과 자신의 단일 브랜드로 된 기존 유통망입니다. 몇 년 사이 로드샵 매장들에서 화장품의 온라인 공급가와 오프라인 공급가가 다르다는 불만이 많았습니다. 이런 불만들로 인해 로드숍 화장품의 온라인 판매 확대는 어려웠습니다.
이런 와중에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들의 중심으로 공구 형태의 판매가 증가하기 시작했습니다. 팔이 피플, 세포 마켓이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인플루언서 시장은 커졌으나 로드샵 브랜드들은 인플루언서와 협력하기 어려웠습니다. 인플루언서 공구 화장품은 로드샵에 비해 브랜드가 약하지만 고가입니다. 그러므로 소비자는 가격 비교가 어렵고 인플루언서를 통해 가격과 제품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인플루언서 입장에서는 상대적 고가의 화장품이기에 작게 팔아도 마진이 높았습니다. 오프라인, 온라인 할 것 없이 구매하기 쉽고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은 로드샵 화장품은 인플루언서에게는 매력적이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여러 브랜드 화장품을 판매하고 있는 드럭스토어에 입점하기도 기존 오프라인 매장 때문에 쉽지 않았습니다. 올리브영과 같은 드럭스토어 주변에는 많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스킨푸드, 미샤, 네이처 리퍼블릭, 이니스프리, 페이스샵 매장이 2~3개는 반드시 있습니다. 드럭스토어와 경쟁을 해야 한다면 온라인 판매 이상으로 오프라인 매장들이 반발할 것이 분명합니다.
이렇듯 국내 화장품 시장 소비자들의 구매 방식은 변하고 있지만 로드샵 화장품 브랜드들은 기존 구조 때문에 이 변화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아마 과거 성공의 기억 때문에 변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습니다. 엎친대 덮친 격으로 2020년부터는 코로라 19의 영향으로 거리에 사람들이 줄어들기 시작한 것도 로드샵 화장품 브랜드에 영향을 주었습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