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루레몬은 한때 시가총액에서 BMW를 넘기도 했습니다. 2021년 1분기에는 매출은 12억 2700만 달러이고 영업이익은 2억 200만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그러나 한국의 룰루레몬을 꿈꾸던 레깅스 1위 기업이었던 안다르는 2021년 에코마케팅에 인수되기에 이릅니다.
미국의 레깅스 시장과 한국의 레깅스 시장
전 세계 3대 레깅스 시장은 6조 7600억 원의 미국, 3조 원 규모의 일본에 이어 7227억 원의 한국이 3위입니다. 한국은 인구가 더 많은 중국에 비해서도 규모가 2배가 넘는 레깅스 시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안다르는 2019년까지 이 한국 시장의 부동의 1위 기업이었습니다. 가격도 저렴했고 트렌디했으며 여성의 니즈에 맞춘 제품도 많이 출시했습니다. 2018년에는 여성의 Y존이 드러나지 않는 무봉제 레깅스를 출시해 인기를 얻기도 했습니다.
안다르 레깅스는 창업자가 여성인 만큼 여성의 니즈에 맞는 레깅스도 출시했지만 가격도 저렴했습니다. 룰루레몬이 1벌에 10만 원 넘었다면 안다르를 3만 원대에서 4만 원대 제품이 많았습니다. 여기에 같은 가격에 1+1으로 판매하는 제품들도 많았습니다.
정리하면 안다르는 세계 3대 시장인 한국의 1위 기업이었고 여성 니즈를 맞춘 가성비 레깅스를 판매했던 것입니다. 이런 장점으로 레깅스 스타트업 중 가장 먼저 대규모 투자를 받았고 이 투자금을 기반으로 연예인 모델의 TV 광고를 진행합니다. 이런 공격적 마케팅과 제품, 브랜드 인지도와 창업자이자 CEO인 신애련 대표의 인기로 보아 진짜 조만간 룰루레몬처럼 성장할 것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2020년 안다르는 경영위기를 겪습니다. 그리고 2021년 에코마케팅 인수 됩니다. 분기 매출이 1조 원이 넘는 룰루레몬과는 다른 결과입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일까요?
룰루레몬과 안다르 마케팅 전략의 차이
룰루레몬과 안다르는 전혀 다른 마케팅을 진행합니다. 룰루레몬이 작게 더 작게 시장을 세분화하여 찾아낸 특정한 페르소나를 형상화하여 마케팅을 진행한 반면 안다르는 레깅스 전체 시장 소비자를 대상으로 마케팅을 진행합니다.
좁게 더 좁게 마케팅 페르소나에 집중하는 룰루레몬
'32세 콘도 회원권을 가지고 여행과 운동을 좋아하고 패션에 민감한 전문직 여성' 바로 이 슈퍼걸 오션이 룰루레몬의 마케팅 페르소나입니다. 신제품과 마케팅 전략은 모두 이 페르소나에 맞추어 세워지고 진행되었습니다. 룰루레몬의 창업자는 이런 말까지 했다고 합니다. "우리는 33살이나 31살은 신경 쓰지 않았다. 룰루레몬은 이 슈퍼걸 단 한 명을 만족시킨다"
넓게 더 넓게 전체 시장에 집중하는 안다르
이에 반하여 안다르는 국내 레깅스 시장 전체를 목표로 마케팅을 진행합니다. 2020년 1월 진행된 인터뷰를 보면 신애련 대표는 마케팅 자문사의 안다르의 타깃 연령대에 대한 물음에 많은 고민을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는 요가 강사였던 신애련 대표의 경험을 통해 '전부 다'라는 답을 내렸다고 합니다. 그래서 2018년 대규모 투자가 들어온 이후 안다르는 10대 대상 모델로 아이돌 잇지, 20대~30대 모델로 배우 신세경, 40대 모델로 배우 소이현을 계약합니다.
룰루레몬, 안다르 경영 성과 차이
미국의 레깅스 시장이 6조 7600억 원으로 7227억 원의 한국에 대략 10배라 했을 때, 룰루레몬의 1분기 매출이 1조 2천억 정도이므로 2021년 대략 4조 원이라 했을 때 2020년 안다르 매출이 750억 정도이므로 2021년 경영 정상화되어 매출 1000억이 된다고 가정해도 40배 차이가 나게 됩니다. 10배인 시장 규모보다 더 큰 차이입니다. 수익성 측면에서도 룰루레몬이 흑자를 내고 있다면 안다르는 적자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서로 다른 마케팅이 만든 성과 차이
이런 경영성과 차이를 만든 것에는 룰루레몬과 안다르의 마케팅이 있습니다. 마케팅에는 '누구나 원하는 제품은 누구도 구매하지 않는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왜 10만 원이 넘는 룰루레몬의 레깅스에는 열광하면서 3~4만 원대에 1+1까지 제공하는 안다르 레깅스는 외면하는지 설명해주는 말입니다.
룰루레몬의 32세 슈퍼걸 오션 마케팅 페르소나로 인해 대학을 졸업한 22살 여성은 10년 뒤 오션과 같은 여성이 되겠다는 마음에 룰루레몬을 입고, 42살 여성은 오션처럼 반짝였던 10년 전을 추억하며 룰루레몬을 구입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안다르를 구입하는 소비자를 어떤 이미지를 그리게 될까요? 저렴한 레깅스, 엄마와 함께 입는 레깅스 아니면 룰루레몬을 구매하기에 부담스러워 구매하는 레깅스일까요? 구매의 가치를 구체화하기에 10대 잇지, 20대~30대 신세경, 40대 소이현의 모습은 혼란스럽습니다. 더하여 창업자가 스스로 브랜드의 뮤즈가 되었고 언론을 통해 노출도 많이 된 신애련 대표의 스토리는 또 3명의 연예인 모델과 다릅니다. 말 그대로 핵심 구매 포인트가 될만한 이미지가 없는 것입니다.
마케팅의 기본은 시장을 미분하여 소비자 내면의 가장 강력한 욕구를 찾아내 가치를 구현한 후 시장을 통합해 나가는 것입니다. 커다란 댐도 바늘구멍으로 무너지듯이 시장 또한 같습니다. 시장 전체를 타깃으로 하면 매출이 커질 것 같지만 마케팅을 해보면 오히려 비용만 커지고 매출은 생각만큼 나오지 않는 것을 경험하게 됩니다. 또한 소비자의 충성도도 낮아져 쉽게 다른 기업의 제품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구매 고객이 충성도가 낮은 것 또한 커다란 비용이 됩니다.
시장을 더 작게 더 작게 세분화하여 페르소나를 구체화하여 마케팅한 룰루레몬과 전체 시장을 대상으로 마케팅한 안다르의 결과는 우리에게 마케팅에 대한 인사이트(통찰)를 알려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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