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소비자의 쿠팡 탈퇴 인증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국내 사용자들이 가장 많이 쓰는 쇼핑앱인 쿠팡 물류센터 화재와 갑질에 의한 쿠팡 이츠 점주 사망 사건으로 인해 탈퇴 인증 운동이라는 어려움을 맞고 있습니다. 이는 기업에게 사회적 책임의 중요성을 알리는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쿠팡의 성장 속 나타나는 문제들
소셜커머스로 시작한 쿠팡은 어느덧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 이은 국내 2위 쇼핑 플랫폼이 되었었습니다. 스마트스토어가 네이버의 검색과 무료 쇼핑몰 제작 툴을 지원함으로 개별적인 소규모 쇼핑몰의 연합 성격인 반면 쿠팡은 단일 플랫폼이라는 측면에서 실질적 쇼핑앱 1위는 쿠팡이라 말해도 맞을 것입니다.
티폰, 위메프와 경쟁하던 소셜커머스 3인방 중 하나였던 쿠팡이 거래 약 30조의 국내 온라인 커머스 18% 정도를 차지하는 거대 플랫폼이 될 수 있었던 것일까요?
쿠팡의 로켓 성장은 로켓 배송에서
온라인 쇼핑 시장에서는 플랫폼 간의 가격 경쟁과 이벤트 쿠폰으로 인한 출혈 경쟁이 지속되어 왔습니다. 각 쇼핑몰에서 판매하는 상품들이 비슷하기 때문에 가격 외에는 차별적 요소가 없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지금보다 규모가 작았던 쿠팡의 소셜커머스 시절에도 티몬, 위메프와 최저가 경쟁을 하여 소비자에게는 좋았지만 소셜커머스 업체 모두 만성 적자에 시달렸습니다. 마지막에 살아남는 업체가 시장을 모두 가져가 수익을 보게 된다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소셜커머스 경쟁에서 승리해도 온라인 커머스 플랫폼 시장에는 지마켓이나 11번가 등의 거대 커머스 플랫폼이 또 있었기에 수익이 실현될 것이라 보기 어려웠습니다.
그러다 소프트뱅크의 투자를 받은 쿠팡은 로켓 배송이라는 카드를 들고 나왔습니다. 가격이 아니라 배송에서 차별화를 한 것입니다. 미국이나 중국같이 큰 나라에서는 의미가 있지만 우리나라 같이 국토가 작고 도시가 발달된 곳에서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 것도 사실입니다. 대부분 택배가 하루 또는 이틀이면 배송되기 때문입니다.
의외로 로켓 배송은 소비자의 선택을 받고 쿠팡은 성장할 수 있습니다. 쿠팡이 성장할수록 로켓 배송을 담당할 쿠팡맨의 수요가 많아졌고 쿠팡에서는 대규모 채용이 진행되었습니다. 또한 물류센터도 전국에 세워지게 됩니다.
소비자에게 좋았던 로켓 배송의 문제
로켓 배송 그날 주문하면 다음 날 받아보거나, 밤에 주문해도 다음날이면 받아볼 수 있었습니다. 새벽 배송은 말 그대로 출근 전 새벽에 주문한 상품이 도착하니까 아침에 사용할 수도 있고 집에 사람이 없어 밖에 물건을 오랜 시간 두어야 하는 일이 없어 주문하는 소비자에게는 너무 좋은 시스템이었습니다.
로켓 배송, 새벽 배송을 위해서는 배송을 담당할 쿠팡맨이 많아야 합니다. 또한 물류센터에서 상품을 처리할 인력도 필요합니다. 그래서 쿠팡은 채용을 늘려 갔습니다. 쿠팡맨과 물류센터 인력의 채용으로 쿠팡은 국내에서 가장 많은 고용을 창출하는 기업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이 변화는 빠르게 이루어졌고 흔히 빠르게 성장하는 스타트업이 겪는 인사, 조직 관리 문제도 쿠팡에서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쿠팡맨들의 정규직 고용 문제와 로켓 배송에 더 나아가 새벽 배송으로 인한 근로 환경 문제는 물론 물류센터가 많아지고 처리해야 하는 택배가 많아짐에 따라 물류센터 노동자의 근로 환경에 대한 이야기가 계속 흘러나왔습니다. 로켓 배송, 새벽 배송은 결국 노동자를 통해 이루어지고 아무리 채용을 했다 해도 쿠팡의 성장은 더 빨랐기 때문입니다. 뉴스만 보면 어느덧 쿠팡은 국내에서 가장 많은 노동자 사망사고가 생기는 일터가 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배달앱 수수료 이슈를 공략하여 급속히 성장한 쿠팡 이츠
최근 들어 코로나로 어려워진 소상공인들 사이에서 배달앱 수수료에 관한 불만이 터져 나왔습니다. 쿠팡은 이를 배달앱 시장 공략 시기로 보아 쿠팡 이츠의 마케팅 프로모션을 강화해 나갔습니다. 적극적인 광고와 가격 프로모션은 물론 1 주문 배달이라는 것을 통해 쿠팡 이트는 어느덧 3위 배달앱 사업자가 되었습니다.
쿠팡 이츠가 성장함에 따라 쿠팡 이츠를 사용하는 소비자도 늘어났고 지역 점주도 늘어났습니다. 배달앱에서는 별점 테러와 함께 환불 고객으로 인해 점주들이 고통받는 일이 생기게 됩니다. 앱을 통한 주문인 만큼 별점은 중요하고 배달인 만큼 배달 중에 음식이 식거나 섞이는 일이 발생할 수 있어 환불에 대한 문제가 생기게 됩니다.
이를 악용하여 공짜로 음식을 먹으려는 이용자 때문에 배달앱은 골치를 앓고 있었습니다. 후발 주자인 쿠팡 이츠가 이를 모를리는 없습니다.
소비자에게 좋은 서비스 쿠팡 이츠의 문제
문제는 사용자를 늘리는데 중심을 두다 보니 블랙 컨슈머에 대한 대응 또한 약해지게 된 것입니다. 이런 점은 소비자 입장에서는 친절하다 받아들일 수 있지만 블랙 컨슈머 입장에서는 공짜로 음식을 먹기 쿠팡 이츠만큼 좋은 앱이 없다는 의미일 수 있습니다.
이에 따른 고통은 쿠팡 이츠를 통해 배달을 하는 점주가 지게 됩니다. 수익 측면의 손해도 있지만 스트레스 또한 커지게 됩니다. 코로나로 인해 배달 시장이 커진 만큼 성장하는 쿠팡 이츠를 안 할 수도 없고, 하지만 블랙 컨슈머가 많아 스트레스는 커지고. 쿠팡 이츠 점주 사망 사고도 이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 생각됩니다. 소비자 서비스를 강화하다 보니 블랙 컨슈머에 까지 강하게 케어하게 된 것입니다. 소비자 케어 시스템이 완비되지 못해 진짜 소비자와 블랜 컨슈머를 구분하지 못한 문제입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의 중요성을 알려준 쿠팡 사태
로켓 배송과 쿠팡 이츠는 소비자인 사용자에게 너무 좋은 시스템인데 사용자들은 왜 쿠팡 탈퇴를 하는 것일까요? 대부분의 소비자는 노동자이면서 사용자입니다. 또한 쿠팡의 노동자와 점주는 우리 주변의 지인일 수도 있고 친척일 수도 있습니다. 또한 선진국 대열에 접어든 대한민국의 소비자에게서 가치 소비에 대한 의식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쿠팡은 국내에서 많은 고용을 창출했습니다. 그런데 쿠팡에 들어가면 아프고 사망한다면 고용 창출의 의미가 없을 것입니다. 또한 규모가 커진 만큼 많은 노동자가 쿠팡에 있을 것이고 이는 바로 우리 주변의 문제가 된 것을 의미합니다. 해외도 아니고 우리의 문제인 것입니다. 소상공인 비율이 높은 국내 특성상 쿠팡 점주 또한 마찬가지로 우리 주변의 문제인 것입니다.
쿠팡 노동자와 쿠팡 이츠 점주는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쿠팡의 가치를 생산하는 내부인입니다. 쿠팡은 노동자에게 월급을, 쿠팡 이츠 점주에게 수익을 올리 수 있게 하여 사회적으로 기여를 합니다. 그래서 쿠팡이 고용을 늘린다고 할 때 사람들이 좋아한 것입니다. 문제는 쿠팡이 이들은 함부로 대한다면 사회적 기여의 의미는 없어지게 됩니다.
쿠팡 사용자들이 단순히 많은 이익을 보려는 사람들만 있을까요? 쿠팡을 통해 구매를 하는 사람들의 마음속에 노동자와 점주의 손해를 바라는 사람만 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더 많은 쿠팡 사용자들은 착한 소비, 가치 소비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이런 바람이 쿠팡 탈퇴 인증으로 나오는 것은 아닐까요?
앞으로 쿠팡의 대처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가치소비에 부합된다면 이변의 위기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과 같이 책임을 회피하려는 모습을 보인다면 위기는 더 커질 것이라 생각됩니다. 쿠팡은 아직 적자 기업이고 쿠팡의 주 시장은 바로 대한민국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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