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디즈니의 새로운 실사 영화인 인어 공주의 국내 관객 관람 실적이 그리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조금 늦게 공개된 일본에서 조차 관객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는 북미 영화 시장에서 성과와 매우 다른 결과입니다.
PC와 북미 그리고 아시아
그럼 정치적 올바름(PC)이 아시아에서는 환영받지 못하기 때문일까라는 생각을 하는 해외 언론도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디즈니 애니메이션 실사 영화 인어 공주는 디즈니의 홍보 포인트나 언론들의 이야기를 보았을 때 분명 PC 영화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동안 디즈니가 아시아에 대해 마케팅했던 디즈니 공주 애니메이션의 모습은 전형적인 아름다운 유럽 중세 공주의 모습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아름다운 백인 공주 마케팅 방식은 큰 성공을 거두어 디즈니 동화 왕국을 형성하여 왔습니다.
그동안 디즈니의 공주가 나왔던 애니메이션의 아시아의 성공은 크게 두 가지 요소가 있었다 생각합니다.
- 백인에 대한 동경
과거 아시아에는 백인에 동경이 존재했습니다. 아니 지금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증거로 아시아에서의 명품의 인기를 들 수 있습니다. 심지어 일본의 명품 매장은 실제 유럽 매장처럼 꾸미기도 하고, 판매원도 백인이고, 언어도 불어를 섞어 사용합니다.
- 아름다운에 대한 본능적 관심
아름다움에 대한 본능적 관심은 어린아이일수록 더 크게 나타난다고 합니다. 어린이 집에서 예쁜 선생님만 좋아하는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는 쉽게 인터넷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또한 갓난아이들을 통해 아름다움에 대한 반응을 실험한 결과에서도 아이들은 아름다움에 대해 성인보다 더 솔직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반응은 흑인, 백인, 황인 등 인종과 상관이 없습니다. 아이들은 피부색이 아닌 아름다운 여성에 반응을 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아시아에는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흑인이 많지 않습니다. 또한 미국 뉴스에 나오는 듯한 흑인에 대한 억압은 없습니다. 일본이나 우리나라 경찰이 흑인을 폭행했다는 뉴스는 없습니다.
결국 아시아에서는 정치적 올바름(PC)가 아니라 영화 그 자체로 볼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리고 과거 디즈니가 아시아에 심고 돈을 벌어간 인어 공주의 레퍼런스에 기반해 영화를 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영화와 정치 홍보물
과거 우리나라 극장에서는 영화를 시작하기 전 '대한 뉴스'가 나왔습니다. 이 뉴스는 독재자인 대통령을 홍보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항상 '각하는 ~ 하셨습니다.' 식의 내용이 나왔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개인적으로는 이번 인어 공주 관련 뉴스를 접하게 되면 무엇이 과거 '대한 뉴스'를 생각나게 하였습니다. 저는 인어 공주를 보지 않았습니다. 135분짜리 '대한 뉴스'를 보고 싶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일부 뉴스와 영화 평론가들의 강압적인 PC 강요는 거부감이 들었습니다. 인어 공주가 재미없다고 하면 흑인 비하나 정치적 올바름(PC)를 부정하는 사람처럼 매도하는 모습이 싫었습니다.
우리나라는 과거 영화나 드라마가 정치 선동물로 활용되는 모습을 보며 자라온 세대도 있습니다. 강요된 PC가 무엇을 말하는지 알고 있습니다. 과거 독재자도 정치적 올바름(PC) 비슷한 주장을 하면서 독재를 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를 아름답게 포장하는 것은 영화와 같은 콘텐츠였습니다.
영화를 보고 싶은 마음과 고귀해지고 싶은 마음
저는 라이온 킹 등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좋아합니다. 그러나 실사 영화에 대해서는 그리 관심이 가지는 않았습니다. 뮬란도 그렇고 인기가 높았던 알라딘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정치적 이슈가 있는 인어 공주 실사 영화에 대해 관심이 가지 않는 것은 너무 당연한 현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만약 인어 공주 영화의 배역이 전부 흑인이라도 재미만 있다면 보았을 것입니다. 국내에서 갯아웃이나 블랙 팬서가 인기가 있었기에 이번 인어 공주 영화의 흥행 참패는 인어 공주가 흑인이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이상하게 보입니다.
대부분의 영화 관객은 재밌는 영화를 보기를 희망할 것입니다. PC에 동참한다는 스스로 고귀해지는 감성을 느끼기 위해 영화관에 가서 비싼 관람료를 내고 135분을 앉아 있고 싶어 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인어 공주가 흑인인 게 문제가 아니라 그 배우의 연기나 배역 몰입도가 낮았기 때문에 싫어한 것이라 저는 생각합니다. 물론 누군가는 다른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영화를 보고 느끼는 감정은 다 다르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배우가 어울리지 않는다거나, 노래는 잘하지만 연기가 인어 공주스럽지 않다 말하면, 반 정치적 올바름(PC)인 것처럼 몰아가는 것이 문제라 생각합니다.
그냥 재밌는 영화를 보고 싶은 것뿐인데 자꾸 정치적 올바름(PC)을 이야기하는 것이 부담스럽습니다. 그리고 정치적 올바름(PC)는 백인이 흑인에 내리는 고귀한 은총 같다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여기에 아시아인은 없어 보입니다.
이런 분위기는 그냥 재밌는 영화를 보고 싶은 마음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요즘 미국이나 한국 모두 정치적 이슈로 머리 아픈데 굳이 영화까지 정치적 올바름을 이야기한다면 너무 피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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